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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테쿠스의 정책컬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바람직한가?
    작성자 사진 정테쿠스
    등록일 : 2019.06.28 조회수 : 594 3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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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정테쿠스입니다. 


    오늘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과 관련해 의견을 드리려고 합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이 과연 원하는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해외 사례를 참고해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전월세 상한제는 임대차 재계약할 때 이전 계약 대비 5% 이상 더 높여서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고,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 계약기간이 끝난 임차인이 그 집에 더 살고 싶다면 집주인은 임대차계약을 연장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만들어진 목적은 “국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이 법률은 1981년 제정된 이후,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최근에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전월세 인상률을 제한하고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주택자의 주거생활을 '단기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이 법 개정의 목적이 아니라면, 법 개정을 통해 장기적으로도 그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지를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저는 법 개정 논의를 하면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논리로서 해외 선진국 사례를 제시하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그런데, 해외 사례는 각국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단편적인 규제만을 수입하게 될 경우 우리나라 사정과 맞지 않는 규제를 양산하게 돼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집니다. 


    참여연대를 포함한 주거시민단체들이 지난 6월18일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해야 하는 근거로서 “임대료 문제를 겪고 있는 주요 선진국과 대도시에서 이미 도입”했다는 사실을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법 개정을 하려면, 해당 제도가 도입된 국가의 역사적 특수성과 배경, 도입 당시 원하던 효과를 현재 얻고 있는지 여부, 정말로 '법률'로서 강제하고 있는지,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봐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사안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부작용으로 나타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뉴욕 맨해튼입니다. 임대료 상한제로 임대로 인한 이득이 줄기 때문에 임대사업을 접는 집주인들이 늘어 임대시장의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그 결과 임대인은 임차인을 선별적으로 받게 돼 결과적으로 임차인들이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또한, 임대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임대관리에 비용을 덜 지출하기 때문에 주거 환경은 나빠지고 임차인의 권리는 점점 외면 당하게 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임차인의 천국이라고까지 부르며 독일의 임대차 시장을 성공적인 제도의 정착 사례로 꼽고 있습니다. 이들은 독일이 법률에 의해 임대차 기간을 보장하고,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보호장치가 있으며, 임대료 책정 방식을 법적으로 강제함으로써 임차인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떨까요? 

    독일에는 임대차 기간을 정하지 않고 세입자가 3개월 이상 연속으로 월세를 내지 않거나 시설물을 심각하게 파손하는 등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면 임대차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독일 세입자의 평균 거주기간은 12.8년에 달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3.4년마다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임대료 상한제를 법률(민법)에 의해 강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독일의 임차인들이 한 집에 오랫동안 거주하는 이유는 법적으로 보장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전으로 인한 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이런 임대주택은 임차인이 들어가면서 도배, 페인트, 가구, 집기 등을 일일이 직접 구매해야 하고 나갈 때는 처음 상태로 다시 원상복구까지 해야 합니다.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는 것도 논란이 될 만한 부분입니다. 독일에서는 임대료를 3년간 20%까지 인상할 수 있지만, 수리 비용 등을 감안해 매년 11%p를 추가 인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3년간 최대 53%까지 임대료 인상이 가능합니다. 독일의 매우 낮은 물가인상률을 감안했을 때 이는 매우 높은 임대료 인상을 허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6년 기준 가처분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 비율이 15.9%로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제도 때문입니다. 임차인은 전세를 활용해 월세 비중을 줄일 수 있으며, 전세보증금의 환산 이자율이 매우 낮게 책정돼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가처분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 비율은 OECD 국가 중 러시아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실정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민간임대주택으로 구성된 독일의 주택 임대료가 그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됐던 이유는 집을 살 만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특정 지역의 집중도가 한국은 물론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낮고, 도시 간 경제 격차도 다른 국가보다 낮은 수준에 속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들어 독일의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주거임대료 상승 시장이 펼쳐진 것은 경제 상황 뿐만 아니라 주택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독일인들의 인식이 변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민간주택 임대수익이 상대적으로 커지자 사람들은 주택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집을 새로 단장해 수익성을 더 높였습니다.한편, 독일의 임대료 인상률 제한 규제에는 빈틈이 있습니다. 신규 건물 계약시 임차료는 규제를 받지 않았고, 주택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공사를 할 경우 임대료를 올릴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임차인을 내보내고 새롭게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이후 꾸준하게 임대료는 상승해왔고, 결국 현재 독일 대부분의 대도시에서는 위 OECD 통계 발표가 있었던 2016년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수준인 30%를 넘는 가처분 소득을 임대료로 쓰고 있으며, 뮌헨의 경우에는 주거비 분담률이 47%에 이른다는 자료도 있습니다. 


    나아가 등록의무가 없는 주택에 대해 전월세 인상률을 제한하거나 계약갱신청구권을 기간의 제한없이 임차인에게 부여하는 것은 지나친 재산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80%의 임대인들이 5채 이하의 주택을 보유한 소규모 임대인들입니다. 이들은 주식이나 채권과 같이 투자의 한 방법으로 주택을 선택한 것이고, 그러한 판단은 주택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보면 상승한다는 경험과 통계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으면 대신 세입자들이 주택을 구입하게 되고, 실소유자들의 비중이 늘어나서 집값이 안정될까요? 세입자들이 사고 싶은 집과 사정상 살 수 밖에 없는 집은 다릅니다. 사고 싶은 집을 사기 위해서는 투자 리스크를 감수하기 마련입니다. 즉, 집을 살 것인지 말 것인지는 투자 성향에도 좌우됩니다. 모든 임차인이 살 수 있는 돈이 있다고 집을 사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전월세인상률제한과 기간을 정하지 않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포함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은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서 이를 밀어부치게 되면 부정적인 효과가 부각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규제의 결과로서 임차인들이 원하는 주거환경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인지도 미지수입니다. 규제를 설계할 때는 해당 규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까지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저의 결론입니다. 싼 것이 비지떡입니다. 민간주택을 활용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면서 품질이 좋은 임대주택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임대인에게 적정 수익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임대인에게 수익이라는 인센티브가 적절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면 일반 민간주택을 활용한 임대차 시장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법 개정안이나 정책을 만들 때도 임차인들이 단기적으로 환호할 규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될 만한 법 개정과 정책 설계가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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